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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분석 전문가 길라잡이 사명을 되새기며”
TA人 전문가 칼럼 ( 2020년 5월호 )

지요석
충남 천안(동남)지부장


TA에 발을 들인지 오래 되었지만 나는 지금에서야 TA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지금은 중독전문가로,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 중독 현장에서 다양한 중독자들을 만나며 일하고 있는 나의 TA 여정은 20여 년 전에 시작되었다. 20021월경, 숭실대학교 학생지도상담소에서 오수희 선생님의 지도하에 8시간 TA 집단상담에 참여한 첫 경험을 시작으로 박종삼 교수님이 운영하셨던 한국교류분석연구소의 기초과정 I, II를 수료하였다. 이후 숭실사회복지실천연구회 주최로 진행된 사회사업실천에서의 재결단 치료의 활용워크샵도 수료했다. TA 여행의 즐거움이 전문가로서의 내 삶 속에 계속 남아있었던 것 같다.

 

중독 현장에 머문 지 18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처음 만났던 대상자들은 대부분이 사망 또는 재발 되어 아직도 중독자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 대인갈등, 사회적 압력으로 인한 다양한 관계가 재발 위험군으로 도사리고 있어서 금단증후군을 비롯한 불면, 짜증 등 재발증후군에 시달리다가 재발을 반복하게 된다. 재발하는 이유는 갈망 때문이 아니라 기저에 있는 심리사회적인 요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부현실과 자신의 성격적 결함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 무기력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재발 되는 것은 아니다. 2006년에 개소한 천안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만난 대상자 중 한 명은 유일하게 현재까지 단주를 유지하고 있다. 단주를 유지하기 전까지의 그의 삶은 알코올중독자인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인생을 살아왔다. 그러나 단주를 유지하면서 전인격체로 회복되어 가는 과정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실무자로서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에게 가장 버팀목이 되어준 어머니가 소천하는 상황에서도 단주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아마도 중독자의 삶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인간으로서의 새로운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만족감이 아닐까  자신을 변화시키고 바꿀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자신으로부터만 나온다. 재발하기 이전에 단주를 선택해야 회복의 길로 갈 수 있는 것이다. 회복의 길로 방향을 선택한 유일한 그 대상자에게 무조건적인 긍정적 스트로크를 보낸다.

 

센터에서 지켜본 대상자 외에도 단주를 유지하고 있는 회복자는 전국에 더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오는 감정들이 해결되지 않았을 때 누구나 방어기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회복자 중에는 환경적인 탓을 하며 투사를 하기도 하고, 합리화하면서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중독자가 경험하는 정서들, 즉 미움, 절망, 분노, 실망, 억울함, 불신, 거부, 처절함, 외로움, 좌절감, 슬픔, 불쌍함, 죄책감이 가족이나 상담자로 하여금 자신을 미워하도록 만들고, 포기하게 한다. 이런 정서는 교류분석 이론에서 초기결정, 금지령, 게임분석, 드라이버, 디스카운트, 인생각본 등에서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독자 자신 혼자만의 힘으로 회복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있을 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미해결된 감정에 해당되는 외로움, 분노, 수치심, 슬픔 등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일중독, 관계중독, 성중독, 약물중독, 쇼핑중독, 음식중독 등으로 진행되어 한 가지의 중독뿐 아니라 교차중독을 경험하게 되고, 경험해보지 않았던 더 많은 중독으로 막다른 골목, 임패스를 경험하게 된다. 때로는 부정적 생활 사건이 과도한 음주를 유발하게 하고, 특히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있는 코로나19로 안타깝게 죽음을 경험한 가족들의 애도나 실직과 같이 스트레스 환경이나 사건들이 과도한 음주를 촉발하기도 한다. 최근 음주운전 사건을 엄단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새롭게 강화된 음주운전 관련 도로교통법(이른바 제2의 윤창호법)을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비접촉식 음주 감지기를 도입하여 음주 단속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충청 뉴스투데이 330일 뉴스 기사 자료에 의하면 선별적 음주단속을 시행한 결과 10일 동안 무려 13건의 음주운전이 적발되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알코올중독을 비롯한 각종 중독은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와 상관관계가 있다. 우울, 불안을 비롯한 기분장애, 불안장애, 반사회성 인격장애, 품행장애 등 행동 문제와도 연관이 되어 있다. 교류분석 전문가, 중독전문가,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서 상담해야 할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중독뿐 아니라 TA에도 매력을 느껴왔었고, 실무에서 소통, 클릭!”이라는 제목으로 교류분석 집단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알코올중독자와 그 배우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집단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과연 참여자들의 인생 변화가 적용될 것인지 기대하면서 교류분석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지난해에는 센터장님이자 지도교수님의 제의로 사회복지대학원 세미나 과목에서 교류분석 강의를 진행했었다. 그 해에 충남 천안(동남)지부가 승인되었으며 대학원생들의 열정적인 참여 덕분에 참신한 주제들로 월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교육영역 전문가 자격을 2013년에 받았지만 TA 인생 공부를 다시 한 번 도전받을 수 있게 지도해주신 오수희 교수님 그리고 함께 공부하고 있는 전문가, 수련감독자 모두의 힘을 받아 교류분석의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성격적응 유형 JPAQ검사를 직관적, 객관적으로 실시하면서 나와 배우자의 성격, 집단 구성원들의 성격 그리고 재결단집단의 묘미를 경험하게 해주는 상담영역 전문가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나로서는 더없이 큰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중독 현장에서 교류분석을 접목시켜 더 깊이 있는 진솔한 상담을 접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앞으로도 나 자신뿐 아니라 나를 만나는 모든 대상자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허가해줄 것은 허가해주고 재결단할 것은 과감하게 결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라잡이가 되어 그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자 한다

 
  등록일자 :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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