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에 대한 안부로 시작하는 만남! 마스크 착용과 방문지에서 개인정보 기록하고 체온을 측정하는 번거로움을 견디며 차단할 수 없는 긴급재난문자 폭탄을 확인하는 일이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8월 코로나 유행 이후 ‘우울’로 인한 정신건강 관련 문의는 4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심리상담 건수도 같은 기간 1.8배 늘어나 코로나 블루 대응으로 중앙정부를 비롯해 지자체와 시민단체도 심리지원 프로그램 시행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소식은 상담사로서 그나마 다행이며 감사한 소식이다.
▮ 나도 지켜야지 하는 맘으로…….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상담실에 아크릴 차단막을 설치했다. 내담자의 반응은 다양하다.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이해한다는 듯이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아 이것! 설치했네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가림막이 투명하지만 막혀서 답답하고 멀게 느껴지네요”라고 어색함을 표현하는 내담자와 상반되게 “드디어 설치하셨네요. 안전감을 주어서 안심이 됩니다.” 마스크와 차단막은 안전함과 답답함이 공존의 상징으로 다가온다.
코로나 19 감염병은 우리들의 삶에 스며들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인간관계의 소통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 변화 ……. 그리고 적응
비대면의 일상을 경험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교육도 되고 의사소통이 된다는 우리의 사고를 깼다. 수업과 회의는 물론이며,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예배가 익숙해지고 심지어 그랜드 콘서트나 공연, 학회 연차학술대회와 같은 대 모임조차 화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동안 미루어 왔던 비대면 개인상담을 8월부터 시작했는데 내담자의 반응이 좋다. 내담자는 오가는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상담사는 영상으로 내담자의 비언어적인 정보 파악이 어렵지 않고 집중해서 상담할 수 있어서 면접상담에 근접하는 효과를 체험하면서 앞으로의 상담방식 변화에 대해 기대가 된다.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 결국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 코로나 19의 긍정! 긍정의 힘을 찾는다.
가정의 회복을 느낀다. 칼퇴근과 각종 모임이 사라지면서 가족과 식사하고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저녁 시간을 갖는다는 건 로망이라고 여긴 많은 한국인의 반응이 엇갈린다. 밤 문화에 익숙한 일상이 바뀌면서 배우자의 빠른 귀가가 낮 설고 당황스럽다. 가족 간 대화가 어색하고 갈등으로 힘들다고 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멈춘 세상은 불편을 겪으면서 추구하는 가치와 익숙해진 삶의 방식 간의 모순을 보게 한다.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 간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중학생 딸과 대화가 없었던 내담자는 딸의 온라인 수업을 도와주면서 관계를 회복했다. 아버지의 잃어버린 자리를 찾아가는 것은 결국 자녀와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 만남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가벼운 신체적 스트로크조차 할 수 없는 일상은 언제쯤 끝이 날까 사회적 행동을 하게 만드는 기본적인 동기유발 요인 스트로크의 결핍을 느끼면서 ‘바쁘다’, ‘거리가 멀다.’ 등등의 이유로 후 순위가 되었던 지인들의 안부를 묻게 된다. 오랜만에 지인과 통화하면서 반가움을 나누고 건강을 염려하고 함께 격려하는 긍정적인 스트로크가 힘이 된다. 나에게 삶을 나눌 수 있는 지인들을 잊고 살았다. 참으로 잊고 산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이다.
자유의 박탈감! 코로나 감염병으로 바쁜 일상들이 정지된 듯한 세상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몇 가지 발견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으로 나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나를 돌아보고 삶을 점검하면서 사색의 시간을 통해 나를 만난다! 남편과 드라이브를 하다가 우연히 만난 코스모스 꽃길을 보면서 감탄하는 나를 보았다. 산책하면서 제법 싸늘해진 공기를 느끼고 하늘을 바라보기도 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나의 사색과 통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이를 통한 나의 성숙의 시간을 가지도록 해주어서 감사하다.
자발적이고, 의식 있고, 책임감 있는 인간은 재결단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긍정의 힘을 믿는다. 2020년은 마스크 구매를 위해 몇 시간 줄을 서고, 일자리를 잃고, 50년간 잘 운영했던 가게의 파산 등등의 시대의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교통체증이 없는 출퇴근, 극장에서 혼자 영화를 관람하고, 기다림 없이 놀이기구를 맘껏 즐겼다는 아이의 경험,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은 우리가 미처 놓쳤던 쾌적한 음식점의 환경에서의 식사를 경험하게 한다.
아직도 끝난 것은 아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이색적인 경험은 삶의 교훈을 준다. 끝날 때까지 좌절하지 말자.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경이로운 경험과 마주하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