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분석상담학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쏜 화살처럼 빠른 세월(光阴似箭)이지만 그 사이 강산도 변하고 학회도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춥고 배고픈 시기를 견뎌내고 이만큼 성장한 우리 학회의 열 살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역대 회장님들께서 특별기고를 통해 학회 성장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글들을 보며 학회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의 수고와 희생이 있었음을 되새겼습니다.
학회장 직을 내려놓은 지 2년이 된 시점에, 10주년을 회고하는 원고를 요청받고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사이 잊고 있었던 기억과 감정들이 다시 떠오릅니다. 글을 쓴다는 것, 더구나 공개되는 글은 참 부담스러운 작업이기에 저항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기회에 당시를 반추하고 정리함과 더불어 향후 과제를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봅니다.
저는 초대 이영호 회장님의 전도( )로 교류분석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제대에서의 인연을 운명적인 만남으로 명명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후, 2018~2019년 기간에 회장직을 수행하였습니다. 오랜 경륜을 지닌 지부장님들이나 전문가들에 비추어 보면 새내기 교류분석 학도가 중책을 맡은 것입니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불편감이 한동안 가득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사실 글을 쓰는 지금도 당시의 불편감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한마디로 저에게 4대 회장이란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의 아주 많이 불편한 동거 기간으로 정리됩니다. 지금 알고 있는 재결정의 의미를 그때 알았더라면 그런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더구나 무려 2년 동안이나 수시로 불쑥불쑥 올라오는 여러 종류의 불편한 감정들을 덤덤한 듯 감내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랬던 시기를 든든히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학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분의 지지와 격려 덕분이었습니다. 학회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듬뿍 담은 응원의 메시지들은 외롭고 고단한 시간을 이겨낸 원동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부족한 저를 뒷받침하느라 묵묵히 헌신해 준 강남욱 총무위원장과 조정미 사무국장을 비롯한 경상대 지부 회원과 대학원생들의 진한 동지애와 땀방울 덕분이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학회도 성장하고 저도 성장하였습니다. 이 지면을 빌려 교류분석 상담의 길에서 학회의 성장을 응원해 주시고 함께 땀 흘려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어느새 2021년이 저무는 시점입니다. 이제 막 학회 창립 10돌을 맞는가 했더니 새로운 10년의 출발선에 성큼 다가섰습니다. 그렇게 20년, 30년, 그리고 50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쏟아지는 10주년 축하의 메시지는 해를 거듭할수록 학회가 튼튼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으로 읽힙니다. 단일 이론을 표방하는 학회로서 질적 양적 성장을 함께 이루어 낸 우리 학회가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렇기에 학회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꾸준히 확보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런 마음을 안고, 지면 관계상 학회가 짚어보아야 할 점을 두 가지만 제안해 봅니다.
우리 학회의 등록 학회원 수는 현재 삼천 명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인원입니다. 더구나 50개에 이르는 지부 학회를 통해 꾸준히 신규 회원이 유입되고 있어 이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입니다. 그런데 등록 회원 수 대비, 학술대회나 심포지엄 등에 참여하는 인원은 약 10% 선에 그치고 있습니다. 즉, 해마다 회비를 납부하고 각종 학회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는 회원 수가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필수 요건을 충족한 이후에는 다수의 회원이 학회 활동에 거리를 두는 결과로 풀이됩니다. 다시 말해, 학회 활동이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학회의 지속성과 안전성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격증 취득은 중요한 목표입니다. 하지만 학회는 본질적으로 학문적 교류와 발전, 만남을 통한 성장을 추구하는 학문적 공동체입니다. 따라서 학문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정체성을 확인하며 성장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학회 활동에 거리를 두거나 단절을 유지하는 회원을 학회로 끌어들이는 정책적인 노력이 강구될 필요가 있습니다.
덧붙여, 교류분석 상담 법제화 노력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마음 건강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국회의원과 학술단체를 중심으로 상담 법제화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국내 상담 관련 자격증이 5,492종(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9)에 이르고 있지만, 자격증 취득을 위한 표준화된 기준이 없는 상황입니다. 동시에 심리상담 서비스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는 비윤리적인 사안도 점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심리상담전문가를 양성할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재해 있는 형국입니다. 특히, 상담 혹은 심리 등과 같은 명칭 및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이 첨예합니다. 각자가 속한 단체의 입장에 따라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논의의 흐름에서 교류분석 상담전문가의 전문성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혹이라도 심리상담 서비스 법제화가 완료되어 시행될 경우, 해당 규정이나 시행 규칙에 포함되지 않은 자격증이나 자격 조건은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심리 혹은 상담 서비스 관련 법제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관련 단체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적절한 대응을 해나가기를 바랍니다. 학회원의 권익은 물론 한국 교류분석 상담의 발전을 담보할 중차대한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학회 창립 10주년을 돌아보고 축하와 덕담을 나누어도 부족할 지면에 다소 무겁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사실, 우리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10년 만에 이렇게 성장한 학회의 저력을 고려하면 어떤 문제도 능히 헤쳐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는 코로나19의 재난적 상황에서 비대면, 디지털 전환 학회로 발 빠르게 대처한 현 5대 학회를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적은 예산과 인력으로 대규모 단체도 버거워하는 일들을 훌륭하게 감당해 낸 것입니다. 시대적 위기 상황에서 5대 학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신 전우경 학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의 수고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현 5대 학회의 헌신으로 학회 첫 10년이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고 감히 평가하고 싶습니다. 학회 창립 10주년을 거듭 축하합니다. 더하여 오늘 학회 창립 10주년을 축하하고 이 기쁨을 함께하는 모든 학회원이 현생에서 한국교류분석상담의 50년 도래를 목도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