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의 동한 시대에 악양자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어느 날 길을 가다 우연히 금덩이를 하나 주웠답니다. 뜻밖의 횡재를 만난 악양자는 바쁘게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주운 금덩이를 내밀며 기뻐했다지요. 그런데 그의 아내는 뜻밖의 대답을 합니다.
“예로부터 대인은 아무리 목이 말라도 도천(盜泉)의 물은 마시지 않고, 심하게 허기가 져도 예의를 갖추지 않은 음식은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내력도 알지 못하는 금덩어리를 주워오셨나요.”
아내의 꾸짖음에 부끄러움을 느낀 악양자는 곧바로 그 금덩이를 주워온 장소에 도로 가져다 놓았답니다. 가히 악양자와 그의 아내의 자아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지요.
이러한 악양자는 학덕이 높은 스승을 찾아 학문을 배우기 위해 아내를 두고 멀리 집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악양자는 너무 아내가 보고 싶어 떠난 지 일 년 만에 배움을 접고 그만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공부는 모두 마치셨는지요.”
남편을 맞이하며 묻는 부인의 물음에
“아직 다 마치지는 못했소. 당신 생각이 간절하여 이렇게 돌아왔다오.”라며 쭈뼛거리며 대답합니다. 악양자의 말을 들은 아내는 베틀로 가서 짜던 베의 가운데를 싹둑 잘라버립니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악양자가 아내에게 묻습니다.
“아니, 여보. 애써 짠 베를 왜 잘라버리시오 ”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나 베를 반쯤 짜다 잘라버리는 것이나 도중에 그만두기는 매한가지인데 무엇이 잘못되었습니까 ”
같은 맥락으로 중국 사상가 순자의 권학편에는 공재불사(功在不舍)라는 말이 나옵니다. 성공은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 데에 있다는 말이지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다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허사이니 포기하지 말라”는 교훈을 주는 귀한 이야기입니다만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교류분석은 계획하고 실행하다 중도 포기하는 무한 반복에서 탈출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는데요.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실패는 나를 비추어보고 나를 돌볼 수 있는 소중한 거울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족입니다만 여태껏 해왔던 나의 교육이 학생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원동력으로 통찰력을 갖도록 돕기보다는 의지력을 강요해오고 있지 않았나 되돌아봅니다.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6대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가 힘찬 항해를 시작하였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항해 초기부터 중도 포기를 옹호하는 글이 참으로 어색합니다만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각본에 따라 실패하더라도 교류분석이라는 벗과 함께 다시 털고 일어나 자율성을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짧게나마 글을 적어봅니다.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기운으로 더욱 활기차고 적극적인 한 해를 보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