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만32년 6개월 교정공무원 생활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하는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낯설어 하는 직업,
작년 이맘때 공로연수를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지만
아직 내게는 교정 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치열한 청년기, 쉽게 지울 수 없는 여정이었기에
그렇게 남겨진 고별사를 이 아침 다시 꺼내 들었다.
이미 추억이지만, 여전히 다시 일어서는 용기이고 힘이기 때문이다.
“오늘 저는 31년 6개월의 교정현장 마지막 날에 섰습니다.
어쩌면 60년 삶의 가장자리라 표현함이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성장기 30년이 교정을 향한 무언가의 이끌림이었다면,
그 후 30여년은 그것으로 가득 채운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교정은 저의 발전을 담보해 준 울타리였습니다.
다소는 이상(理想)일지라도
바위에 부딪친 파도의 포말처럼 일었다 사라지는 영감으로 가득했던 일터는
늘 새로운 가르침과 깨달음의 도량이었습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화두삼아,
묻고 또 물으며 걸어온 성찰의 길에서도 사랑은 이내 목마름이었습니다.
책임(responsibility)을 다한다는 것이 내 방식의 반응이었고,
존경(respect)을 말하면서 내 눈은 다른 곳에 두었으며,
보호(care)인줄 알았는데 오지랖 간섭이었고,
안다(know)고 한 것이 무지였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렇기에 여전히 저의 사랑은 미숙함에 머물러 있음을 자각합니다.
그럼에도 여러분과 함께 의지하며 걸어온 땀에 젖은 이 길은
기억하고 되돌아보고픈 아름다운 삶의 자취라 여깁니다.
우리 생은 나와 타인, 그리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여정이라 합니다.
어쩌면 옥(獄)은 그 배움의 맨 앞자리가 아닐까.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한 우리는 가장 높은 경지를 꿈꾸는 도반은 아니었을까
여러분 앞에 소망을 더한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내가 그토록 찾고자 했던 교정업무의 핵심가치,
무엇이 나를 오롯한 인간으로 교정에 머무르게 하는가라는 내 인생의 연구문제
간절함과 절박감이 숨쉬기조차 어렵게 할 무렵
하나님은 TA의 훌륭한 도반들을 만나는 길목으로 나를 인도해 주었다.
국가와 제도와 관습으로 덧씌워진 운명의 집을 벗어나
자각의 길로, 마침내 내 삶에 자율주행의 길로 인도해 준
배움과 나눔의 그 손길들이 식지 않는 따스한 온기로 남아있다.
돌이켜보면 이생에 이보다 더한 행운을 또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오늘 아침 새삼 TA와 사랑과 인생을 생각한다.
창밖은 여전히 세찬 비바람이 나를 일깨워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