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를 통한 나의 성장기는 올해 10살이 된 첫째 아이의 나이와 함께 흘러가고 있다. TA를 처음 만난 날은 10년 전 이맘때였다. 그때 나는 부산에 있는 낮병원에서 2년 차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었고, 이제 막 결혼하여 첫째를 임신한 지 얼마 안 된 초년생이었다. 한창 의욕 넘치게 일하면서 정신질환을 잘 이해하고 환자들이 건강하게 재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나만의 무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TA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하지만 첫 인연은 길게 이어 가지 못했다. 일과 공부를 한꺼번에 무리한 탓에 첫 아이를 조산하면서 소중한 일과 공부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생각지 못한 일이라 당황스럽고 죄책감이 들었지만 “아이를 잘 키워내는 게 가장 귀한 일이니 공부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아.”라는 이영호 교수님의 말씀이 큰 위로가 되었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일이 내 인생에 반복되는 드라이버를 멈추게 한 계기가 되었고, 온전한 나로 천천히 성장해 나가게 하는 허가 메시지가 된 것 같다.
요즘 나를 만나는 사람들은 내가 늘 안정적으로 보이고 함께 있을 때 참 편안하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마치 내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생각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이 되기까지 TA로 많이 배우고, 깨우치고, 부딪히면서 치열하게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TA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 어린 시절에 구멍 난 부분을 메워가고, 감춰뒀던 FC를 뿜어내게 되었다. 그리고 가족들과 주고받는 스트로크는 TA가 내 삶에 주는 소중한 선물 같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진정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금지된 것들을 스스로 허가해주면서 온전한 나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TA를 통해 나를 채워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정신건강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고 자율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이를 위해 TA를 더 많이 배우고 활용하면서 상담의 효과를 내고, 재미있고 좋은 프로그램들도 개발해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TA를 활용한 정신건강 상담, 재활,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고 있는 도반들과 같이 그 무대를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