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에 탁, 타 아악, 타닥타닥 타의 빗방울의 큰소리가 작아지면서 새들의 감미로운 노랫소리에 눈을 뜬다. “아~~, 경쾌하다.”라는 느낌도 잠시, “일어나”라의 행동이 속삭인다. 이부자리가 그리워 미적거리며 일어나기를 거부하고 떼쓰는 고요한 흐름이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로 5분만, 5분만 하다가 20분을 흘려보낸 후 벌떡 일어나 시계 보며 “일어나”의 P 명령에 “일어나야 한다.”라는 A의 결정 스위치에 생활이 시작된다. 이렇게 한 자아에서 다른 자아로 넘어가는 과정은 태도나 표정, 말, 몸짓에 그대로 드러난다. 오늘 아침의 내 안에는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과 태도의 아기가 존재하며 동시에 자신이 부모처럼 행동하려는 인격도 존재하다.
남아 선호사상이 뚜렷한 가정에서 8남매 중 4번째 딸로 태어나, 태어나면서부터 남자가 아니라서 존재가치가 없고, 쓸모없는 존재로 모의 눈치를 보며 살아남기 위해 말 잘 듣는 착한아이로 “타인을 기쁘게 하라, 열심히 하라, 서둘러라, 강하여라”를 매일매일 자신에게 훈련하며 내 감정을 억압해야 모에게 거슬리지 않고 순종하는 아이로 “잘했다.”라는 긍정적 스트로크를 받아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훈련했었다. 훈련된 AC는 사회생활 하면서 자기주장과 감정표현이 어려워 상사나 동료들의 눈치를 보며 거절하지 못하나,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위로할 때 “편안하여 위로받았다.”라는 칭찬과 “상담사 같아요.”라는 언어적 스트로크가 FC를 자극하여 기분이 좋았다. 그렇지 않아도 제2의 인생의 새로운 직업을 알아보는 과정이었는데 이러한 동료들의 칭찬은 심리, 상담, TA와 접촉하는데 용기가 되어 내 마음속 깊숙이 스며져 내려갔다.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상담자로서 습득해야 할 새로운 이론들이 엄청난 대용량의 지식으로 다가와 맞이해야만 했었다. 무분별한 이론이 심리상담 현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내담자의 감정과 행동관찰에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여 활용하며, 그로 인한 내담자가 정서적, 심리적 안정감의 성취로 소통이 원활한 자율성을 추구할지 기대와 의구심이 생겼지만, 기대하기로 했었다. 나는 넘쳐나는 대용량의 지식습득을 위해 CP의 지적질을 감수해내어야만 했었다. C는 “해내어야 한다.”라는 불안 속 자신의 분노가 신체화를 호소하였지만, 포기할 수 없어서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구원자 역할을 A가 했었다.
처음 접한 TA 이론은 낯설었지만, 내담자를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익숙해졌다. 지금은 평안하게 내담자와 마주한다. TA 이론으로 처음 내담자와 마주할 때 나의 자아 상태는 NP와 AC를 주 기능으로 FC의 활성화가 필요했었다. 슈퍼비전과 교육 분석을 받으면서 전문적인 TA 상담자의 자질 중 하나를 갖추기 위해 나의 자아 상태 에너지 흐름을 파악하고 결핍된 자아(FC)의 활성화에 노력했었다. 그 결과 도와주어야 한다는 NP와 무조건 말 잘 들어야 한다는 AC가 이제는 상대방이 도움을 청할 때만 도와주어도 되고,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는 자아 상태의 에너지 전환으로 억압된 FC가 자기의 진짜 감정을 느끼며 자유로운 표현으로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삶을 누리며 CP의 명령과 맞설 힘을 저장했다.
번은 자아 상태를 “일련의 행동 패턴과 직접 적으로 연관된 감정과 사고의 일관된 체계”라고 정의하였다. 부모 자아는 생후 5년 동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억지로 인식해야 했던 외부사건들을 기록한 거대한 기록 장소이다. 만약 내가 어릴 적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행동하고 생각하고 반응한다면 ‘부모 자아 상태(P)’로서, 비판적인 부모 자아 상태(CP)와 양육적인 부모 자아 상태(NP)로 기능한다. 또한, 주변 상황과 과거 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 · 예측하여 지금-여기에서 적합한 행동과 느낌을 말하고 반응한다면 ‘어른 자아 상태(A)’에서 기능하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 어린 시절처럼, 행동하고 생각하고 반응한다면 ‘어린이 자아 상태(C)’로서,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 상태(FC)와 순응하는 어린이 자아 상태(AC)로 기능한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학습된 교육과 경험으로 형성된 성격의 부분으로써 행동적 진단과 사회적 진단, 역사적 진단, 현상학적 진단을 통해 명확해진다. 나는 생활 속 TA로, TA 상담자로, 균등해진 P, A, C 자아 상태의 에너지 흐름을 느끼며 존재 기쁨과 자유를 추구하고, 온유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 TA인 이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