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원안에 P, A, C, 자아상태 모델, 의사교류분석, 1990년대 초 부모교육 책을 통해 처음 접했던 용어들을 2009년 오수희 교수님을 통해 다시 만났다. 그때 난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귀로도 마음으로도 들어오지 않았던 용어들이 Open 집단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길은 많은데 난 선택했고 그 길에 들어서서 걷다 멈추었다를 반복하면서 걷고 있다. 때로는 길가 깊은 웅덩이에 빠지기도 하고 때론 못 본 척 했다 다시 빠지기도 하고 그래도 지금은 가끔 비켜 걷기도 하면서 걸어가고 있다.
숭실대 앞 빌라 촌에서 시작한 Open 집단 보금자리가 초록이 짙은 산과 푸른 강이 보이는 팔당으로 옮겨지면서 지쳐있었던 나의 몸도 마음도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변화를 위한 계약을 맺고 나를 위한 내가 되는 특별한 여정이 시작됐다. 행복으로 가는 또 다른 시작일까 아직은 모른다. 더 가봐야지! 아마 지금까지 걸어온 길처럼 구불구불 하겠지만 생각할 것도 느껴야 할 것도 많을 거 같다. 난 직선의 길보다 생각할 것도 느껴야 할 것도 많은 곡선의 길이 더 좋다. TA와 함께 동행하며 가는 길은 직선의 길보다는 곡선의 길이 더 나을 거 같아 난 멈춰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곡선의 길을 선택했다. 조금 더디게 가면 어떤가!
2023년 7월23일 일요일 아침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많이 온다. 나갈까! 파란 우산을 꺼내 들고 습관처럼 늘 산책하는 길을 비와 함께 걸었다. 오늘은 비가 나보다 할 얘기 가 더 많은 거 같다. 괜찮다. 오늘은 들어 줄 마음에 여유가 있다. 어제 밤새 비가 너무 많이 와서일까! 습관처럼 걷던 산책로 입구에 통행불가라는 표시가 있다. 어디로 가지! 잠시 얼음! 선택해야 한다는 걸 알아챘다. 걷고 있다. 선택한 것이다. 그 길은 물길, 사람 길이 함께한다. 물길을 피해 걷다 나도 모르게 첨벙 느낌이 다르다. 다시 걷는다. 길가에 물에 젖은 그네가 있다. 탈까! 젖지 않을까! 생각이 많다. 비에 젖은 수국, 로즈마리, 아스틸베, 원추리, 그라스와 인사를 나누며 더디게 더디게 집으로 돌아왔다. TA와 함께 한 길 행복한 길이었다. 아마도 난 이 길을 계속 갈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