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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저출산 시대와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의 역할
TA人 전문가 칼럼 ( 2019년 10월호 )

이원영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 고문
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명예교수


  나는 교류분석이론을 1968년 미국에서 처음 접했다. Seattle에 위치한 The University of Washington 대학원에서 교직과목 <교육행정> 학점을 이수할 때였다. 미국 심리학자들은 무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FreudJung, 개인의 인성발달에 사회적 환경이 영향을 준다고 한 AdlerIndividual Psychology (이후 학자들은 사회심리학이라고 명칭바꿈) 이후, Eric Berne 박사의 교류분석에 매료됐다. 부모가 내 무의식에 넣은 인성의 나쁜 요소들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미국인들은 창시자인 Eric Berne(1910. 5.10-1970) 박사를 높이 평가했었다. Games People Play(1964)What Do You Say after You say Hello (1973) 가 교육학과 뿐 아니라 심리학 ·사회학 ·행정학 · 간호학 등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루는 분야에서 필독서였던 것이 그 증거이다. 무의식세계의 엄청난 영향력 때문에 어린 시절 형성된 부정적 인성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고 한 프로이트 정신분석 이론의 한계를 보완하여 본인의 노력과 전문가의 도움으로 인성이 바뀔 수 있다는 Berne의 이론은 개척정신이 투철했던 미국인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1965년 이화여대 대학원 석사과정 첫 학기에 주정일(1927.3.27.-2014.12.3.) 교수님(당시 서울대 가정학과 교수님이셨음)께서 FreudPsychoanalysis를 소개하시며, 어린 시절 부모에 의해 형성된 정서적 경험들은 무의식 세계에 침잠해 있다가 상황에 따라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주정일 교수님은 종강강의에서, “그러니 유아교육자는 어머니의 양육방법이 변하도록 부모교육을 잘 해야 한다. ”는 부탁을 하셨다(필자는 1965년 당시 우리나라 유아교육계의 첫 대학원 석사학위 과정 학생이자 유일한 학생이었다.)새로 배운 무의식 이론에 압도 되었고 감동도 했지만 내심 난 참담하다는 느낌에 휩싸였었다. ‘무의식의 영향이 그리도 강한데 어떻게 하지  어린 시절 무의식세계에 들어간 나쁜 정서를 바꿀 수 없다는 건가  내 잘못이 아니잖아 ’. 그런데 3년 뒤 미국에서 만난 Berne의 교류분석 이론은 나의 부정적인 인성요소들을 나 자신이 노력해서 바꿀 수 있다며 희망을 주었다.

 

  캐나다 맥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미국의 예일대학에서 정신분석의 자격증을 취득한 Berne1943Eric Bernestein이라는 원래의 이름을 Eric Berne 으로 바꾸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Berne박사가 Transactional Analysis 라는 용어를 쓴 것은 1961 Transactional Analysis in Psychotherapy(1961)를 출간했을 때였다. Berne 나는 Freud의 이론을 따르는 정신분석의사라고 말하고 글에 쓸 정도로( 그 시대는 프로이트이론의 천하였다) TA 가 정신의학 분야에서 인정받기를 원했다. 정신의학에 사회적 교류분석을 활용하면 치료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이론이 Social Psychoanalysis 사회적 정신분석으로 불리우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Games People Play(1964)에 이 명칭을 썼다. 1970년 그가 타계할 때까지 정신분석 분야 전문가들은 TA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론 일반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Social Psychoanalysis Transactional Analysis 라는 명칭은 1960년대에 혼용되었었다.

 

  부정적 심리적 패턴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에 몰입되어있던 난 그의 이론이 어떤 명칭을 택하던지 상관이 없었다. 그의 저서들을 섭렵하며 Berne 박사도 Freud처럼 무의식 세계에 쌓인 어린 시절의 부정적 정서가 강력하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야. 그런데 고칠 수 있다잖아 」 「Berne 박사가 제시한대로 시도해 봐야지.라고 마음을 정하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에릭 번이 1970715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는 소식이 미국의 모든 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교류분석이론에 매료된 그의 후학들은 Social Psychoanalysis사회적 정신분석이란 명칭은 아예 접어두고 Transactional Analysis 교류분석이론이라는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특히 Berne 박사 생존 시 교류분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한 심리상담가 Muriel과 상담 및 조직개발 전문가 Jongeward(1971) 가 출판한 Born to Win( 아이는 성공하기 위해 태어난다(1994)라는 제목으로 이원영 번역) 이 그 분기점이 됐다. 그들은 이 책에 Transactional Analysis with Gestalt Experiments라는 부제를 붙임으로써 프로이트학파 및 정신분석 의학과 결별했다. 이 책 서문에서 캘리포니아 대학교 의료센터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인 Stephen B. Karpman 박사는 이 책은 일반 독자와 학생들이 읽고 이해하기 쉬운 책이며....심리학적 저서로서 이정표가 되는 책이라고 씀으로써 Transactional Analysis 이론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 주었다. 이에 화답하여 MurielJongeward 는 이 책은 전문적인 정신의학적 치료를 위한 책이 아니라 인성이론과 정신건강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며 덧붙여 이 책의 목적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이 자신 안에 있음을 인식하고 .....자신은 승자가 되기 위해 태어났음을 알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은 출판 즉시 300만부 이상이나 나갔고 지금도 계속 찾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일반인들도 교류분석 이론을 쉽게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나 자신의 교류 패턴을 바꾸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변화 가능성을 경험한 후 난 1985년에 대학생을 위한 < 부모교육> 교과서를 쓰며 교류분석 이론을 소개하여 제자들도 자신을 바꾸는데 있는 힘을 다 하도록 격려했다. 이런 개인적 경험 때문인지 2011년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가 창립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감사했다. 게다가 제자 전우경박사가 교류분석 상담학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헌신하게 되었다고 해 기쁨이 커졌다. 그녀는 중앙대학교 사범대학 유아교육과 1985학번으로 입학한 후 부모교육을 자신의 주 전공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사 논문도 그렇고 교류분석상담에 쏟는 열정도 그러하다. 이제 우경선생이 부회장직분까지 맡아 학회발전에 미약한 힘이나마 보탤 수 있게 되었으니 우리나라 처음으로 Bern 박사 생존 시 교류분석이론을 접했던 사람으로써의 빚진 마음을 덜어내는 심정이다. 내가 못했던 일을 부모교육에 뜻을 둔 더 많은 제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한국교류상담학회가 제 몫을 하도록 노력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가 대한미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남기고 싶다. 본 학회는 사람을 귀히 여기는 이들의 모임이고, 나라가 처한 미래에 대해 중요한 대안을 내 놓아야할 학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일은 저출산 덫에서 한국이 어떻게 생존해 갈 수 있을지 대안을 생각해 내고 이를 실천하는 일이다. 1520년 후에는 지금의 반도 안 되는 수효의 아기들이 이 땅에 태어날 것인데 어떻게 해야 단 한명이라도 놓치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을까  부모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또 이 땅의 선생님들은  지금 핀란드는 유..중 고등학교 교육개혁에 성공하여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세계 교육자와 부모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핀란드의 교육개혁은 무척 단순한 경제적 필요성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적은 인구에 척박한 자연환경, 단 한명도 버릴 수 없는 절박한 처지에서 나온 생각들을 실천한 결과입니다.”라는 핀란드교육관계자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후쿠타 게이지. 2009).

 

  물론 교육부를 중심으로 나라가 이 일을 해야 하겠지만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가 미래지향적인 이 일의 일부만이라도 담당할 수는 없을까  내 집 아이, 다른 집 아이 모두 내 아이라는 개념을 갖고 집, 마켓, 엘리베이터, 놀이터, 버스, 지하철, 아파트 쉼터 어디서나 할 것 없이 아이들과 긍정적 상호교류를 할 수 있는 어른들이 하루라도 빨리 많아지게 할 수는 없을까  교류분석상담 전문가들이 개별적 개입전략으로 부모와 선생님의 의사소통 능력을 증진시키고, 아이들의 자아존중감과 자아표현 능력이 향상되게 하고, 곁의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을 알게 하고, 지적 호기심이 자라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고, 최선을 다 해 이 일을 책임 있게 해내는 어른이 되게 한다면, 대한민국이 처한 2018년 출산률 0.98 , 20190.89명 추산(조선일보 2019731)이라는 저출산의 덫을 한국 교류분석상담학회가 제대로 대처하는 방향으로 인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어 본다. 아니 꿈이 아니라 기대한다.

 

(201986일 양평에서 )

 


 

 

<참고문헌>

 

두산백과
뮤리엘
, 제임스 와 종그워드, 도로시(1971). Born to Win 아이는 성공하기 위해 태어난다. 이원영 역. 샘터.

이원영(1985). 父母敎育論.서울교문사
조선일보 2019731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교류분석상담연구. 9권 제 1. 2019.6

후쿠타 게이지(2009).핀란드 교실혁명. 박재원 윤지은 역.비아북.

Berne, Eric(1961). Transactional Analysis in Psychotherapy.New York.Grove Press.

Berne, Eric(1964). Principles of Group Treatmen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Berne, Eric(1964). Games People Play.New York. Grove Press.

Berne, Eric(1973). What Do You Say after You say ‘Hello ’.

Muriel, James & Jongeward, Dorothy (1971). Born to Win . Addison-Wesley Publishing Company

  등록일자 :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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