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소식지
TA를 만난 소심한 독불장군
TA人 회원 칼럼 ( 2020년 12월호 )

유진향
중앙대지부
근로복지공단 부천어린이집 교사


독불장군, 골목대장, 시어머니.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표현하는 말들이었다. 그런 내 모습이 나는 싫지 않았고,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내 동생과의 관계가 달라지기 전까지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내 여동생이 결혼을 앞둔 어느 날 밤새 이야기를 하면서 독불장군처럼 밀고나가고, 골목대장처럼 큰소리 치고, 시어머니처럼 잔소리를 해대는 나의 모습 때문에 상대방은 언제나 참고, 속으로 삭히며 지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나에게는 인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었다. 나로 인해서 다른 사람이 마음에 상처를 입고 있었을 줄이야 …. 그것도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는 계속 상처주고 있었구나. 바뀌고 싶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바뀌는 거지  나는 어떤 모습으로 바뀌고 싶은 거지 

갈피를 잡지 못해 바뀌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바뀌지 못하는 나 자신을 스스로 미워하는 마음을 키워나가던 중 교육대학원에서 전우경교수님 수업을 통해 교류분석을 만났다. 교류분석을 만난 것이 나에게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교류분석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내 스스로 재양육하게 해주었다. 교류분석을 통해 들여다 본 나는 통제적이고, 자유분방한 자아상태였다. ‘아, 내가 바꾸고 싶은 내 모습은 지나치게 통제적인 것, 지나치게 내 멋대로인 모습이구나.’ 이제 겨우 내가 바꾸고 싶어 하는 내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아냈다. 좀 더 양육적으로, 때로는 순응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통제적이거나 내 멋대로 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이 좋았다.

또 나는 하고 싶은 일에 쉽게 뛰어들면서도 늘 2인자의 자리에 머무는 습관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부반장, 부회장, 부학회장, 온갖 ‘부’는 다 맡았었다. 이것도 나에게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가장 큰 책임은 1인자에게 있어 부담이 적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교류분석을 공부하면서 ‘부’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선호하는 나의 모습이 무의식적인 나의 인생계획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인생각본까지 알게 되니 이제야 내가 나를 알게 된 것 같았다. 나를 안다는 것은 살아가는 데에 엄청난 힘이 되어주고 있다. 여전히 나는 1인자, 최고 책임자, ‘정’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를 새롭게 재양육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내 모습을 스스로 기특하게 여기고, 칭찬하면서 self-stroke를 주기도 한다.

전우경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교류분석의 매력에 빠진 이후 교류분석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어쩜 하나같이 마음이 단단하고, 긍정적이고, 따뜻함이 느껴지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 나도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느낌을 주고 있지 않을까  소심한 독불장군이었던 내가 TA인으로 거듭나는 이 과정이 즐겁다. 나와 교류하는 아이들, 학부모님, 동료교사들이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마음에 치유를 받고, 그들도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더 깊은 TA인이 되어야지! ■

 
  등록일자 : 202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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