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소식지
TA에서 여유를 찾아
TA人 회원 칼럼 ( 2021년 10월호 )

조재은
중앙대지부 회원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이 살아 온 분주한 내 삶에서 큰 아이의 입시라는 하나의 숙제를 끝낸 올해 초, 한 걸음 물러서 내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도 나 자신을 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우연히 TA를 만났다. TA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렇게 소식지에 나의 글을 싣는다는 것이 부끄럽다. 하지만, 나는 이제 TA人이 되어 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무슨 일에든 초보자는 있지.”라고 나를 위로하는 법을 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이 낯선 도시의 유치원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지도 10년이 다 되어 간다. 현장에 있다 보면 나에게 이해를 구하는 주된 그룹이 유아, 교사, 학부모 이렇게 셋이다. 그 세 그룹 모두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니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라고 편히 대할 수 있는 그룹은 하나도 없다. 유아들은 점점 더 개성이 강해지고, MZ세대의 교사들에게는 적정한 대가 없이 희생정신 넘쳐나는 열정을 기대하기 힘들며, 학부모들은 한 자녀를 둔 가정이 너무 많아져서인지 편치 않은 부모님들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유치원 현장에서 공감 능력이 불필요하게 몹시 뛰어난 나 같은 관리자는 모두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락하여 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소진이 되어가고 있을 때, 먼저 TA를 경험한 오랜 친구의 권유로 TA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 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내가 원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하여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늘 질질 끌리듯이 하루하루를 해치우며 살아오던 나에게 내 선택에 의한 자기개발이 얼마 만인지 그것만으로도 나의 시작은 너무 좋았다.

나는 TA를 배우면서 내 자신이 얼마나 나를 포장하고 살기에 급급한지를 알게 되었다. 칭찬에 굶주리고 산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타인의 스트로크에 대한 갈망이 심한 건지, 인정욕구가 넘치는 것인지 내 위치가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 모르겠으나, 안팎으로 완벽하게 해낸다는 말이 그렇게도 좋아서 다중인격자에 가까운 내 삶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내 자신을 포장하고 살아가면서, 내 마음에 분노의 스탬프가 하나씩 하나씩 모여만 가고 있었다는 것을 TA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아, 그동안 내가 별다방의 별만 모은 것이 아니었구나. 내 마음속에 모아오던 또 다른 스탬프!’ 그렇게 나 자신을 예쁘고 친절하게 포장하려니,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버려진 마음의 분노는 오갈 곳을 모르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이다가 쓰나미처럼 나의 가족들을 강타해왔다. 하지만, TA를 접한 나는 이제는 내 숨구멍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타인에게서 받았던 스트레스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어가고 있다. 상대방을 참아주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해하는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에서 문제행동을 보이는 유아들을 좀 더 따뜻한 말로 지도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 가고 있고, 교사들의 성장해 온 환경을 헤아리며 진심으로 품어줄 수 있는 관리자로 변하고 있으며, 가끔은 너무 얄미운 학부모들이지만 대화를 통해 그들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원장으로서 하루하루를 긍정적 상호교류를 향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예전 같으면 내 마음의 배터리가 급방전 되었을 터이지만, TA를 접한 이후 신기하게도 항상 2-30%를 유지해주는 고마운 상황이다.

인간관계의 홍수에 빠져 사는 나에게 제2의 성장을 가져다주고 있는 TA를 통해 나는 내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TA와 함께 하면서 내 자신마저 감쪽같이 속였던 과잉반응들을 버리고 진심으로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세뇌시키거나 남몰래 나를 스스로 디스카운트하는 일 없이 나 자신을 돌볼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내 자신의 에너지로 현장에서 내가 사랑하는 유아들에게 자신과 타인을 존중할 줄 알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 건강하게 타인과 소통할 수 있으며,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조력하는 교사로서의 본분을 즐겁게 수행하고 싶다 ■

 
  등록일자 :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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