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귀 임
경상대지부 (전)사무국장

반가운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기 너머 경상대지부 강남욱 지부장님의 TA소식지에 글을 써보지 않겠느냐 는 말, TA人에 이미 글을 적었던 기억이 있지만 선뜻 해보겠다는 답을 했습니다. 아마 TA를 만난 후 일어난 내 삶의 변화를 돌아보고 싶었던가 봅니다.
지난 시간 TA는 저에게 자각, 자발, 친밀성이 무엇인지 그래서 자율성을 회복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하는 생생한 장이었습니다.
2016년 기억을 거슬러 TA와의 첫 만남에서 아직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습니다. 아마 이 위험하고 색다른 경험이 제가 TA의 매력에 빠져 나, 가족, 친구, 동료, 내담자들을 I’am OK, You are OK로 만날 수 있도록 해 주었던 시발점으로 기억됩니다.
1단계 단계교육을 하는 교육장에서 지금까지 권위자에게 착하고 모범생으로 살아왔던 제가 김장회 교수님께 “교수님 제가 지금까지 수업에 지각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 교육에서 늦게 오는 연습을 하고 싶은데 제가 늦게 오더라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런 당돌한 요구를 했음에도 허가가 무엇인지 그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신 김장회 교수님께 지금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TA를 배워가며 아! 내가 타인의 요구에 맞추어 살아왔구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요구해도 괜찮다는 허가를 받아보지 못하고 살아왔구나. 이런 자각이 생기면서 주변 사람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다 보니 갈등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각과 자발성이 살아난 것에 더하여 친밀성이 무엇인지 확연히 알 수 있는 기회가 저에게 왔습니다. 2018년 경상대지부에서 TA학회를 맡게 되고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되면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제 삶에서 소중한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탁하는 것보다 혼자 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했던 저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연습, 함께하는 것의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를 배울 수 있었던 기회들. 글을 적다 보니 지난 과거임에도 그때의 느낌들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TA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재결단! 어린시절의 나와 이별할 수 있었던 오수희 소장님의 재결단 집단상담을 통해 경직되었던 제 삶이 한층 유연해졌습니다. 한 번 재결단 하였다고 위기의 순간마다 재결단한 모습으로 사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은 이후에도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제 삶에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돌아보면 TA는 40년이 넘게 주로 하고 싶었던 것보다는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온 저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안내판과 같은 역할을 하였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주고받는 사랑과 베풂으로 행복이 무엇인지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준 TA와의 인연, 사막과도 같았던 내 삶에 단비처럼 찾아온 TA, 이제 내가 받은 만큼 주변 사람들과 나를 만나는 소중한 내담자들에게 돌려주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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