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소식지
다시 만난 TA
TA人 회원 칼럼 ( 2022년 5월호 )

조승혜
부산북지부
부산북지부


부산 북지부 김옥희 지부장님께 전화가 왔다. “우리 지부에 칼럼 의뢰가 들어왔는데 선생님이 생각이 났어요. 선생님이 이번에 칼럼을 써 보시는 것 어떠실까요  20년 만에 다시 만난 TA는 선생님께 특별함을 주는 것 같아요.” 그렇다. 나는 요즘 TA에 푹 빠져서 살고 있는 중이다. 어디에서 용기가 솟아났는지 나는 선뜻 “네, 제가 한번 써 볼게요.”라고 흔쾌히 대답을 했다.

나는 지금 어린이집 관리자로 근무를 하고 있다. 많은 행사와 각종 세미나와 보고서에 매일 치여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학교 다니는 남매의 엄마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부장님의 전화가 과제를 해야 하는 학생의 마음이 아니라 나에게 한켠의 쉼을 주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도 좋았다. 그렇다. 나는 지금 TA에 푹 빠져 있다.

2022년 1월 무작정 검색창에 TA만 쳐서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러다 부산북지부 김옥희 지부장님과 인연이 닿았다. 무엇이 나를 TA로 다시 오게 하고 지부장님과 인연을 닿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20년 만에 다시 만난 TA공부를 하면서 어린 시절의 아픈 구멍들을 조금씩 채우고 있고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

TA를 처음 만났던 2002년은 내가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때이다. 20대 중반이였던 나는 일에도 열정적이었고 엄청나게 사교적이어서 주변에 늘 사람들이 많았다. 한마디로 나는 슈퍼 인싸였다.

“너를 만나면 즐거워, 모임에 너가 빠지면 안되지” 주변지인들에게 난 늘 ‘I’m ok, You’re ok‘ 였다. 그래서 난 내가 그런 사람인줄 알았다. 그러다 사회복지사 연수에서 TA교육을 몇 회 진행하게 되었고 나의 자아상태와 인생태도를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다. 검사 후 나는 그동안 꽁꽁 숨겨왔던 나를 들킨 느낌이었다. 들키기 싫은 내모습들을......구멍난 마음을 열어만 놓은 채 그렇게 세월은 지나갔다.

난 3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취학 전 외갓집에서 1년 넘게 외할머니와 지냈다. 부족한 것 없이 해주셨지만 매일 문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던 내모습을 나는 기억한다. 초등학교 갈 무렵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부모님과 동생들과 살게 되었지만 맞벌이로 매일 늦게 지쳐서 오는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소위 일찍 철든 딸, 살림밑천 큰딸이 되었다. 중학교 때는 와병상태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돌봐드려야 해서 학교에서 마치면 바로 집으로 달려 와야 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난 늘 그래야만 했다.

결혼을 하고 둘째아이를 낳고 남편의 해외발령으로 뉴질랜드에서 7년을 보낸 뒤 돌아왔다. 혼자 타국에서 남매를 양육하면서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왔기에 한국에 와서 사회복지 일보다는 어린아이를 챙기는 일에 관심을 다시 가지게 되어 지금은 유아를 교육하는 교육자의 길로 들어왔고 바쁘지만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관계에서 불편함이 있거나 내가 못났다는 생각이 들 때면 20년 전에 만났던 자아상태와 인생태도가 떠올랐다.

나는 왜 다시 TA를 찾았을까  그렇다. 나는 지금 어린 시절의 나를 꺼내 어루만져주고 있다. 그리고 나를 좀 더 알아가기 위해 TA상담공부를 하고 있다. 어린 시절 나는 누군가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싶어 빨강머리 앤이 그러했듯 즐거운 망상을 하며 현실을 부정했던 유년시절의 나를 꺼내 꼭 안아주고 싶었다. 내가 어린 시절 받은 부정적이고 제한적인 메시지를 극복하여 건강한 나를 통해 사랑스런 나의 아이들을 자율성을 가진 존귀한 존재로 키우고 싶었고 나도 변화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상담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매일 조금씩 성장하려는 나를 만나고 있다.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긍정적 스트로크로 속삭여 주었다. ‘오늘도 수고 많이 했어!! 넌 잘하고 있어!! 그리고 TA로 돌아오길 참 잘했어!’ 내 마음에 요즘 길가의 가로수처럼 연초록 나뭇잎들이 나무 가지가지마다 싱그러움으로 가득하다.

  등록일자 : 20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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