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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소식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초석, TA
TA人 회원 칼럼 ( 2022년 4월호 )

배지현
경남진주(가호)지부
정현심리연구소 & 고성힐링센터 소장


긴 겨울 가뭄 중 213시간 동안이나 타면서 산림피해 24,940ha, 서울 면적의 41.2%를 잿더미로 만들고 4,000여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울진 강원산불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비로 진화되었다는 반갑고도 안타까운 뉴스를 접한 날 이른 새벽, 나의 인생 후반부의 삶을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 참 자아를 발견토록 지도해주시면서 성숙한 인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정정숙 교수님으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를 받게 되면서 고민에 빠져버리게 되었다.

학회지부 칼럼난에 간단한 글 한 편을 쓰면 좋겠다는 말씀이셨다.

인생 태도 유형에서 모든 사람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나의 You’re OK, I am OK 명령어가 멋진 기회를 주신 그것에 대해 감사함에 앞서 많은 분께 공감과 감명을 드릴 수 있는 그 무엇도 생각나지 않은 부담감이 앞선 탓에 거절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는 시간으로 며칠을 갈등하면서 나의 자아 상태를 점검해보게 되었다. CP가 낮음으로 그리고 NP, A, FC, AC 모두는 보통의 점수로 현재 나의 성격특성을 다시 한번 통찰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역시 그렇구나! 이렇게 살고 있었네! 라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엷은 미소가 떠오른다.

 

공직에 재직하면서 뒤늦게 문창과를 졸업하고 시를 공부하는 과정으로 초청 문학 강좌 특강을 듣던 20041217일 오후 750, 남편으로부터 지속해서 전화가 왔다. 도저히 받지 않을 수 없어 수화기를 귀에 대니 다급한 목소리로 전한다. “군에 있는 아들이 사고가 났단다.

그날따라 어쩌자고 수많은 좌석 중 중앙에 앉았더란 말인가, 그러나 자식일 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이라 그 자리를 그대로 박차고 뛰쳐나와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고 빌고 또 빌면서 대구에 있는 국군병원으로 달려갔다. 바람이 매섭게 부는 날임에도 고공낙하 훈련을 강행하다 아들의 낙하산이 펼쳐지질 않아 난 사고로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척추 장애 1급 판정으로 병상 생활을 하게 된 아들 앞에서 남편은 아이가 저렇게 된 것이 엄마인 다 너의 탓이라고 원망할 때 나는 어디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었다.

아이의 좌절감을 어쩌라고 아이에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어야 하는 부모임에도 모든 것이 엄마 탓이라는 남편에 대한 분노는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직장을 그만두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병간호와 함께 직무에 대한 책임감도 내려놓을 수 없어 엄습된 혼돈과 상처의 고통보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아이의 처절함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어리석은 소통으로 되려 가슴에 생채기만 내고 있는 이 난국들을 어디에다 풀어낼 수 있단 말인가.

원 생활 중 침묵으로 일관하는 시간 속에 와 닿던 아이의 우울과 좌절감이 모두 내 탓인 듯 고통스러웠다. 런 아이가 1년여의 치료와 재활로 병상 생활을 마친 후 평생을 짊어져야 할 장애를 숙제로 가지고 고향과는 멀리 떨어진 서울에서 휠체어마라톤 운동선수로 거듭나는 새로운 세상과 이어지고자 함에 낯선 터전에 아이를 홀로 두고 집으로 오는 길은 칠흑 같은 밤길처럼 어둡고 뜨거운 눈물은 가슴을 후려치면서 쓰리고 아팠다.

 

동선수로 거듭나는 삶으로 자신을 담금질해가는 아들을 보며 감사한 마음과 안타까움이 점철되는 시간이었지만 새롭게 개척해 나아가는 아이를 보면서 지속해서 쌓여가는 남편과의 갈등은 소통의 단절과 배려의 부재임을 알게 되고 좌절감 속에 허덕이는 나 자신을 보게 되면서 나를 바로 알고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좀 더 다른 각도로 이해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힘을 얻고자 찾게 된 것은 결국 공부였다. 아동가정복지학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대학원에 입학하여 사회복지학과 상담심리치료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교수님의 지도로 TA만나게 되었고, TA의 학습과 훈련을 통하여 나 자신의 알아차림과 함께 억압되어 있던 분노를 풀어낼 용기를 가지게 되었으며, 내 아이에게 또한 보다 더 긍정적 에너지로 꿈과 희망을 나눌 수 있는 초석이 되게 하였다. 40여 년의 공직생활과 함께 지속해서 게을리하지 않았던 상담 관련 공부를 토대로 현재는 정년퇴직 후 심리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드림스타트 가족과 센터를 찾아오는 일반 내담자들에게 보다 깊은 TA의 활용으로 많은 분께 희망이 되고 있다.

그리고 검었던 머리가 파 뿌리가 되어버린 남편과도 서로를 존중하는 반려자로서 자리매김하였고, 아이는 이후 휠체어 마라톤 월드 챔피언과 패럴림픽 3회 연속 출전하여 4개의 메달리스트가 되었으며, 프라우드 패럴림피언 위원을 겸하면서 예전 다하지 못하였던 학문으로의 길에 재도전하여 미국 I 대학교에서 천문학과 수학을 전공 지금은 은 대학교에서 우주 지리정보 관련 박사과정을 밟으며 하나씩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제는 또 하나의 소망을 담아본다. 단지 조금 불편한 신체이지만 그 어느 사람보다 건강한 정신으로 수많은 역경을 씩씩하게 헤쳐 가며 멋지게 성장해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씩씩한 청년이 하루라도 빨리 좋은 배우자를 만나 서로에게 힘이 되어 자신들의 더 큰 꿈을 함께 성취해나가는 가정을 일구어 행복을 누렸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의 변화를 만난 것은 내가 변하니 세상도 원망스럽지 않고 사사로운 것들로부터 연연해하지 않은 자신을 보게 되고 그를 통해 내 가족도 함께 성장한 듯하여 기쁘다. 회를 하고 보니 짧지 않은 시간에 많은 일을 만나고, 경험하고, 치러낸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고생했다. 애썼다. 멋지다. 잘 살아냈다고 격려해주고 싶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내 인생 후반부 삶의 초석이 된 TA와의 만남에 감사하고 이끌어 주신 정정숙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길을 함께 가는 도반님들, 훌륭한 지도자분들,

그리고 학회를 이끌어 가시는 회장님 외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등록일자 : 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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