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소식지
시지프스의 바위는 내가 올린다
TA人 회원 칼럼 ( 2023년 9월호 )

정혜숙
경기부천상동지부


TA와의 만남은 상담공부를 하며 그저 상담이론의 하나로 접했거나 교사들과의 비폭력대화모임에서 교류에 관한 내용을 활용한 것이 전부였다. 초기 전문상담사 수련과정 중 수퍼비전을 받을 때 당신은 어떤 상담이론에 근거하여 상담을 했는냐 ”는 질문을 받곤 했다. 그러면 로저스의 인간중심상담이론과 그리고, 그리고, 통합적 접근을 적용해서...라고 얼버무렸던 기억이 있다. 사실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의 문제에 따라 적절한 이론을 적용한다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2019TA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부터는 TA만의 독특한 이론을 활용하면서 나는 자신 있게 TA 이론에 근거한 상담사례분석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고-오케이그램 검사를 통한 인생태도와 자아상태 분석, 각본매트릭스로는 그 사람의 인생각본과 삶을 볼 수 있고 라켓체계는 사람들이 자신의 각본을 유지해 나가기 위한 감정, 사고, 행동의 강화 혹은 왜곡된 체계를 볼 수 있게 한다. 그밖에도 시간구조화, 성격적응이론들은 내담자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하였다. 모든 상담치료가 문제의 원인과 특징을 이해하도록 강조하지만 교류분석의 특징은 단순한 통찰보다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인데 이 점이 TA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변화는 자신이 하는 것이고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 이외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자율성을 말하는데 TA 에서는 각본신념에 따라 반응하지 않고 지금-여기의 현실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행동, 사고 또는 감정으로 각본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말하고 있다.

자율적인 사람은 수동성에 머물지 않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효율적인 행동을 한다는 의미이다.

 

교류분석상담사 수련을 하면서 받은 교육 분석은 그 동안 당연히 여겨왔던 나의 삶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하였다. 교육자 집안에서 자란 탓에 “~하면 안돼” “잘 해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라는 늘 누군가에게 보여 지는 삶을 살아야 했다. 그래서 완벽하게 하라’ ‘열심히 하라’ ‘남을 기쁘게 하라는 드라이브에 걸려 거절하지 못하고 나 자신보다 남이 더 힘들지 않게, 좋아하도록 행동해 왔다. 이고-오케이그램에서도 당연 NP주도형이 나왔다. NP는 주로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지만 부정적 NP는 상대를 디스카운트하면서 의존성을 키우고 독립성과 주체성을 박탈한다는 것을 알고 당황스러웠다. 이제까지 상대를 위한다고 기쁘게 해 준거라고 뿌듯해 한 행동이 상대를 디스카운트한 거라니. 그러던 차에 강신주의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이란 책을 읽게 되었는데 배고픈 상대에게는 한 공기면 충분할 수 있는데 두 공기, 세 공기를 주는 것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 폭력일 수 있다는 장면에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을 받았다. 부정적 NP를 그대로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동안 오지랖을 떨은 거구나. 그 후로는 NP를 행동으로 옮기기 전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되고 거절하기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훨씬 편안해지니 대가가 없어도 기쁘다.

 

또한 살면서 전체적인 통찰이나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끝까지 마무리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희열을 맛보지는 못했다. 악착같이 살지 않은 것을 그저 느긋하고 욕심이 없는 탓으로만 여겼는데 이것 또한 과정각본인 거의각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수련감독자과정에 있지만 사실 TA도 상담전문가까지만 하고 그만 하려고 했다. 그러나 팽혜숙 지부장님이 거의각본에서 벗어나야 TA를 제대로 공부하는 거라고, 지금까지 한 게 아깝지 않느냐면서 독려하셨고 중간 중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지만 스스로 결정한 내 자신을 믿고 끝까지 완성해 보는 확신을 실험해 보고 싶었다.

지금 수련감독자라는 목표에 정말 거의 다 왔다. 그러나 나는 변화하기 위해 자율성을 발휘하고 있기에 시지프스의 바위는 적어도 내게는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시지프스의 바위를 끝까지 올린다!!!

 
  등록일자 :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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